극적인 공간을 만드는 디테일s/식물

다양한 매력과 쓰임을 가진 탐나는 나무 <유칼립투스>

magicalelf 2024. 4. 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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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크 트리(Smoke Tree)에 이어 이번 정원 프로젝트에 도입되는 또 다른 나무 '유칼립투스(Eucalyptus)'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유칼립투스(Eucalyptus)

유칼립투스는 도금양목(Myrtales) 도금양과(Myrtaceae) 유칼립투스속(Eucalyptus)에 속하는 상록교목입니다. Eucalyptus는 그리스어로 '덮여 있다' 혹은 '둘러싸여 있다'는 뜻으로, 꽃받침이 꽃의 내부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유칼립투스의 원산지는 호주이며, 약 700여 종이 있습니다. 인접한 뉴기니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적은 수가 발견됩니다. 아메리카, 남유럽, 남아프리카, 지중해분지, 중동, 중국 및 인도 등지에 토종이 아닌 유칼립투스들이 분포해 있으며, 주로 지중해성 기후와 열대 기후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품종에 따라 크기, 잎, 꽃의 모양과 색깔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꽃은 주로 색, 크림색,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을 띄고 있으며 봄~여름 사이에 개화합니다. 

다양한 품종의 유칼립투스 (순서대로) 유칼립투스 멜라노플로이아(Eucalyptus melanophloia) 유칼립투스 마크로카르파(Eucalyptus Macrocarpa) 유칼립투스 크루시스(Eucalyptus crucis) 유칼립투스 페트라에아(Eucalyptus petraea) 유칼립투스 란스다운네아나(Eucalyptus lansdowneana) 유칼립투스 카에시아 (Eucalyptus caesia) [출처] https://en.wikipedia.org/

 
 
크기 또한 관목부터 키가 큰 나무까지 품종에 따라 크기와 습성이 매우 다양합니다. 유칼립투스는 일반적으로 10m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크게 자라는 종은 100m까지 자라는데 인류가 확인한 가장 높은 나무가 132m나 되는 유칼립투스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유입되었지만, 남아메리카의 파타고니아에서 발견된 5190만 년 전 화석에서 유칼립투스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자료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칼립투스가 캘리포니아, 남유럽, 아프리카, 중유럽 등 세계에 소개된 것은 1770년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Captain James Cook)의 탐험대에 합류한 박물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조셉 뱅크스경(Sir Joseph Banks)이 수집한 것을 계기로 합니다. 목재와 오일 등으로 쓰이며, 인류와 오랜 역사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바람이 많은 우리나라 제주의 감귤밭에는 삼나무나 측백나무 등으로 방풍림을 조성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1800년대 오렌지 산업이 성행했는데, 그 당시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오렌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칼립투스를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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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칼립투스 중 특히 블루그린(Blue Green), 실버그린(Silver Green)의 색을 띈 잎을 가진 품종은 그 잎 색의 특별함으로 인해 관상식물 및 정원수로서 인기가 많습니다. 배수가 잘되는 토양과 햇빛은 좋아하는 유칼립투스는 영하 5℃ 정도에 동해를 입는 경우도 있으나, 몇가지 추위에 비교적 강한 품종도 있습니다. 
 
내한성이 강한 유칼립투스 품종은 대표적으로 유칼립투스 구니(Eucalyptus gunnii), 유칼립투스 파우시플로라(Eucalyptus pauciflora), 유칼립투스 웹스테리아나(Eucalyptus websteriana)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온대지방에 해당되기에, 유칼립투스의 야외재배가 용이한 환경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한성이 강한 품종이라면, 제주와 남부지방에서는 야외정원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위에 언급한 세 가지 품종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려 합니다. 
 

비교적 내한성이 강한 유칼립투스 품종들

 1. 유칼립투스 구니(Eucalyptus gunnii) 

유칼립투스 구니(Eucalyptus gunnii) 품종은 일반적으로 '사이다 검(cider gum)'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높이가 35m까지 자라는 품종으로 1884년 영국의 식물학자 조셉 달튼 후커(Joseph Dalton Hooker)경에 의해 London Journal of Botany에 처음 공식적으로 기술되었습니다. 영하 17℃까지 견딜수 있는 내한성이 높은 품종이며 꽃은 흰색입니다.

유칼립투스 구니(Eucalyptus gunnii) 품종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

 
여기서 파생된 원예종으로 유칼립투스 구니 '아주라' (Eucalyptus gunnii 'Azura')가 있습니다. 이 품종은 성장속도가 느리며, 촘촘한 덤불과 같은 수형을 가지고 있으며, 은빛과 파란색 빛, 녹색빛을 모두 띠고 있는 신비한 잎색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키 또한 3.5m까지 자라는 관목으로 작은 정원의 소재로 적합합니다. 

유칼립투스 구니 '아주라' (Eucalyptus gunnii 'Azura') 품종 [출처] https://www.gardenersdream.co.uk/

 
 

 2. 유칼립투스 파우시플로라(Eucalyptus pauciflora)  

유칼립투스 파우시플로라(Eucalyptus pauciflora)는 일반적으로  '스노우검(Snow gum)'으로 알려져 있으며 양배추 검(cabbage gum) 또는 화이트 샐리(white sally)라고도 불립니다. 20~30m 높이까지 자라는 품종으로 생육 가능한 최저 온도는 영하 20℃이며, 유칼립투스 종 중에서 가장 내한성이 강합니다. 흰색 꽃이 피는 이 품종은 독일의 식물학자이자 의사인 쿠르트 폴리카르프 요아킴 슈프렝겔(Kurt Polycarp Joachim Sprengel)에 의해 처음 공식적으로 기술되었습니다. 

유칼립투스 파우시플로라(Eucalyptus pauciflora) 품종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

 

 

 

 3. 유칼립투스 웹스테리아나(Eucalyptus websteriana)

유칼립투스 웹스테리아나(Eucalyptus websteriana)는 일반적으로  Webster's mallee, heart-leaf mallee,  dainty mallee로 불리고 있습니다. 높이 4~5m까지 자라는 관목으로 옅은 크림색에서 노란색의 꽃이 핍니다. 버틸 수 있는 최저온도는 영하 7℃입니다. 이 품종은 영국의 식물학자 조셉 헨리 메이든(Joseph Henry Maiden)에 의해  Journal and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New South Wales에 처음 공식적으로 기술됨으로써 알려졌습니다. 

유칼립투스 웹스테리아나( Eucalyptus websteriana )품종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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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원시적 풍경을 만드는 뿌리깊은 나무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식물예술가이자 탐험가 마리안노스(Marianne North) 1830~1890는 1880년 1년 동안 호주와 뉴질랜드에 머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것은 영국의 자연주의자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제안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당시 그곳에서 그려진 그림으로 유칼립투스 나무 기둥의 구멍에서 야생동물이 먹이를 먹고 있는 장면을 포착하였습니다.

Marianne North, Possum up a Gum Tree, 1880

 
마리안 노스의 일대기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녀가 남긴 그림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아래 페이지를 참고바랍니다.
2024.04.13 - [예술가의 공간] - 경이로운 탐험과 기록의 역사 - 여행가이자 화가, 식물학자인 '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

 

경이로운 탐험과 기록의 역사 - 여행가이자 화가, 식물학자인 '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

앞서 극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 호주아카시아, 극락조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두 식물 모두 시각적으로 독특하고 주목성 있는 식재인데요. 두 소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통적으

spacetrek.tistory.com

 
 
알베르트 나마트지라(Albert Namatjira)1902~1959는 호주출신의 화가로 그는 당시 야생의 유칼립투스나무를 여러 번에 걸쳐 묘사했습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산을 배경으로 드넓은 평야 또는 고원에 오래된 수령의 유칼립투스 한그루가 있습니다. 그림에 표현된 품종은 코림비아 아파레린자(Corymbia aparrerinja)로 보입니다. 흔히 '고스트 검(Ghost gum)'이라 불리는 나무입니다. 이것은 유칼립투스 아파레린자(Eucalyptus papuana F.Muell)를 지칭하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는 유칼립투스의 잎이나 꽃, 열매를 묘사하기보다는 나무기둥을 중심으로 구도를 잡았습니다. 그는 아마도 유칼립투스 고목이 주는 기괴하고 원시적인 느낌과 웅장함, 그리고 수피의 컬러를 사랑했나 봅니다. 

1. Albert Namatjira, Untitled (Ghost Gum, Mt Sonder, MacDonnell Ranges), 1953 / 2. Albert Namatjira, Untitled (Ghost Gum), 1945/ 3. Albert Namatjira,Old Man Ghost Gum, Ellery Creek, 1945 / 4. Albert Namatjira, The Ancient Ghost Gum at Temple Bar Station, 1943

 
 
 
호주에서 가장 잘 알려진 화가 중의 한 명인 한스 헤이센( Sir Hans Heysen) 1877~1968의 그림에도 유칼립투스는 자주 표현됩니다. 축사로 보이는 농장의 건물 앞에 한그루의 오래된 유칼립투스나무가 서있습니다. 호주를 원산지로 하는 유칼립투스는 그렇게 호주 출신 작가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합니다. 그 거대한 크기의 나무는 호주인들에게 우리나라의 팽나무, 느티나무 등 정자목으로 쓰이는 나무들과 유사한 상징성과 의미, 추억을 지닌 수종이지 않았을까... 유추해 봅니다.

Hans Heysen, The farmyard gum, 1936

 
 

절화소재로도 인기 있는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는 절화로서도 매우 인기있는 나무입니다. 다양한 색과 형태를 가진 유칼립투스의 잎은 다양한 꽃 소재와의 조화를 이끌어내기 좋은 소재이며, 특히 블루, 실버 등 신비로운 색을 가지고 있기에 현재까지도 대중성 있는 소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유칼립투스 잎은 향기 또한 좋아서 실내에 두면 은은한 향기가 퍼져 기분 좋게 만들며, 벌레퇴치효과 또한 있다고 합니다. 말라도 형태가 망가지거나 색이 변하는 속도가 느리기에 드라이플라워 소재로서 리스(Wreath), 갈란드(Galand) 등을 만드는 데 많이 쓰입니다. 
 
호주 여성 예술가인 그레이스 코싱턴 스미스(Grace Cossington Smith) 1892~1984의 그림에는 미나리과의 호주 자생식물, 프란넬 꽃(Flannel flower)과 함께 유칼립투스 나무가 장식되어 있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절화소재로 사용된 유칼립투스의 흔적입니다.

Grace Cossington Smith, Flannel flowers and gum leaves, 1928

 
프랑스의 풍경화가이자 디자이너인 루시앙 피사로( Lucien Pissarro) 1863~1944의 그림에도 노란 국화와 함께 어레인지 된 꽃 핀 유칼립투스나무가 담겨있습니다. 투명화병에 꽂혀 있는 꽃다발은 은쟁반과 도자기 그릇, 과일들과 함께 탁자에 놓여 실내공간 한 켠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Lucien Pissarro, Still Life. Eucalyptus and Chrysanthemums,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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