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극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식물 소재> - 호주아카시아, 극락조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두 식물 모두 시각적으로 독특하고 주목성 있는 식재인데요. 두 소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 , 그녀는 열대분위기의 화려한 식물을 묘사하는 생물학자이자 식물예술가로 불리우는 인물로 책을 저술하기도 하고 식물원을 창설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업적은 새로운 식물을 발견한 것입니다.
정원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1800년대로 돌아가 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 그녀의 발자국을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호주아카시아와 극락조화에 대한 식물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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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 1830~1890

그녀는 영국 헤이스팅스(Hastings)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1855년 어머니가 사망한 후, 당시 헤이스팅스(Hastings) 의원이었던 아버지, 여동생과 끊임없이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시기쯤 꽃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식물학에 대한 관심은 당시 큐(Kew) 왕립 식물원 이사인 조지프 돌턴 후커(Joseph Dalton Hooker)경과 아버지의 친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여동생의 결혼과 아버지의 의원직 상실로 인해 1864년, 부녀는 더 많은 시간을 여행하게 되었고, 그때 방문한 곳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티롤(Tirol)입니다. 1865년부터 2년 동안은 시리아(Syrian Arab Republic)와 나일강(Nile River)을 따라 여행했습니다. 1869년 아버지까지 병으로 사망하자 그녀는 고통을 잊고자 그림에 더욱 매진했고, 상당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사랑하는 식물을 그릴 수 있는 이국적인 장소를 여행하는 것에 대한 열정에 빠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렇게 이탈리아 시칠리아(Sicilia)를 향해 다시 짐을 쌌습니다.
1871년부터 2년동안은 캐나다, 미국, 자메이카를 여행했습니다. 또한 브라질에서 1년을 보냈으며, 숲 속 깊이 위치한 오두막에서 많은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1875년 그녀는 스페인 테네리페(Tenerife) 섬에서 몇 달을 보낸 후 세계일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2년 동안 그녀가 방문한 나라는 캘리포니아(California), 일본, 동남아시아 말레이제도의 보르네오(Borneo) 섬, 인도네시아 자바(Java) 섬, 스리랑카 실론(Ceylon) 섬 등이 있으며, 발자취 따라 그곳의 식물상을 그렸습니다. 캘리포니아를 방문하는 동안에는 그 지역의 토착종인 레드우드(Redwood) 파괴에 대한 우려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1878년에는 인도의 여러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1878년 런던 켄싱턴(Kensington)에서 그녀는 그동안 그려온 유화작품 512점을 공개전시하였습니다. 또한 큐(Kew) 왕립 식물원에 컬렉션을 제공하고 이를 보관할 갤러리건립을 제안합니다. 그 제의에 따라 갤러리가 착공되었으며, 설계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건축 역사가인 제임스 퍼거슨(James Fergusson)이 담당했습니다. 현재까지도 큐(Kew) 왕립 식물원에 위치한 노스 갤러리는 <영국에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여성 예술가의 영구 개인전 공간>이라고 합니다.


진화생물학에 기여한 영국의 자연주의자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은 그녀에게 오세아니아 대륙을 방문할 것을 제안하였고, 1880년, 그녀는 1년 동안 호주와 뉴질랜드에 머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그녀는 다윈에게 뉴질랜드 고유종이며 국화과 식물인 '라울리아 엑시미아(Raoulia Eximia)'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1882년, 큐(Kew) 왕립식물원에 위치한 그녀의 갤러리가 개관하게 되고, 그녀의 20년이 담긴, 그녀의 여행과 삶을 내포하는 유화 800점이 전시되었습니다. 1883년에는 남아프리카를 방문하여 식물 예술가 '캐서린 손더스(Katharine Saunders)'를 만나 큐(Kew)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1884년부터 2년 동안은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에 위치한 세이셸( Seychelles)과 칠레(Chile)에서 작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건강문제로 그녀는 영국으로 돌아왔고, 글로스터셔 주 앨덜리(Gloucestershire-Alderly)로 이사해 1890년 8월 30일, 그곳에서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사망할 때까지 계속 컬렉션을 추가하는 등 작업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 , 그녀는 14년간의 여행을 통해 5개 대륙, 최소 16개국을 여행했으며 1000점 이상의 유화를 만들었습니다. 식물탐사의 과정에서 장티푸스를 포함한 다양한 병과 뼈 골절, 폭풍과 뱀, 상상할 수 없는 더위와 깨끗한 식수를 얻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을 견디면서도 탐험을 지속하였습니다. 그녀의 일기에도 "원하는 식물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절벽을 오르고 늪을 건너는 것"이 당연한 일상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용감한 여성이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자 마리안은 자신의 특별한 삶에 대한 기록을 쓰기 시작했고 그 원고를 당시 그녀의 가장 오랜 친구였던 조지프 돌턴 후커(Joseph Dalton Hooker) 경에게 맡겼습니다. 이 책은 사후에 <행복한 삶의 회상>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이 멋진 여성의 세계 탐험과 식물 그림 기록은 사진이 보편화되기 전 매우 의미 있는 자료로서 활용되었으며, 전 세계 모든 지역의 식물 생태계를 과학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이것은 식물학과 미술 모두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그녀가 남긴 열대 및 아열대 식물은 당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에게 먼 땅의 이국적인 식물로서 매우 흥미를 이끌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그녀의 업적은 현재 그녀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식물종이 존재하는 것으로도 증명됩니다. 그 식물종으로는 Areca northiana , Chassalia northiana , Crinum northianum, Kniphofia northiae, Nepenthes northiana, 그리고 속명에 해당하는 Northia가 있습니다.
마리안 노스(Marianne North)의 이름으로 명명된 식물들
니포피아 (Kniphofia northiae)
남아프리카 동부 케이프(Eastern Cape)가 원산지인 아스파라갈레스(Asparagales)목 아스포델루스(Asphodelaceae)과의 상록 다년생 식물입니다. 키는 1.7m까지 자라며, 아프리카 고원지대에 서식하여 내한성이 높으며, 햇빛과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좋아합니다.

네펜테스 노키아나(Nepenthes northiana)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Pulau Borneo) 사라왁(Sarawak) 바우(Bau) 지역에서 가져온 식물로 그 지역의 석회암 바닥에서만 서식하며, 마리안 노스에 의해 처음 주목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석죽(Caryophyllales)목 네펜데스(Nepenthaceae)과 식물로 지름 15mm, 줄기 10m까지 자라는 덩굴성 식물입니다. 마리안 노스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라고 합니다.

아레카 노키아나(Areca northiana)
Arecaceae과에 속하는 꽃식물의 일종으로 보르네오가 원산지인 야자나무 종입니다.

사샬리아 노키아나(Chassalia northiana)

크리넘 노키아넘(Crinum northianum)
수선화과에 속하는 꽃 피는 식물 종으로 보르네오가 원산지이며, 마리안노스가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녀가 자신의 미술 컬렉션을 큐 왕립 식물원에 기증한 기간 동안 절친한 친구이자 식물원의 관장인 조지프 돌턴 후커(Joseph Dalton Hooker)경이 그녀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습니다. 이 품종은 현재 Seashore Lily 또는 Asiatic Poison Lily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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