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난 공간

영화 <발레리아>를 통해 얘기하는 '키치스타일(Kitsh Style)' 공간에 대하여

magicalelf 2024. 2. 2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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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꼭 복수해 줘! 너라면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는 유일한 친구이자 발레리나인 ‘민희’(박유림)가 죽음을 선택하며 남긴 편지를 발견한다. 복수를 부탁하는 편지에 적힌 의문의 ID를 단서로, 잘생긴 외모와 매력을 미끼로 여자들을 유인하는 ‘최프로’(김지훈)가 죽음의 배후임을 알아낸 ‘옥주’는 그와 그가 속한 조직을 상대로 돌이킬 수 없는 복수를 시작하는데…
평점
6.5 (2023.10.06 개봉)
감독
이충현
출연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 신세휘, 박형수, 김영옥, 주현, 김무열, 장윤주

 

 

 

최근에 본 영화 중 극 중의 공간적 배경에 가장 매료되었던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죠. 우선, 영화는 경호원출신 여자 주인공이 그녀에게 소중한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을 찾아 복수를 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아름다운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라서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친구 '발레리나 민희'의 방을 마주하고는 '선택하기를 잘했다.' 생각했지요.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화면구성이 재미있어 90여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발레리나 '민희'의 거실과 방입니다. 주거공간에 이 정도로 화려한 조명과 네온사인을 연출하는 사람은 물론 많지 않죠. 어쩌면 영화이기에 가능한 공간연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영화를 독특한 매력으로 돋보이게 하는 좋은 연출이라 생각했습니다. 

 

거실과 방은 네온사인과 다채로운 조명, 화려한 컬러와 패턴의 벽지, 그리고 소품으로 구성된 매우 개성있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을 저는 키치 스타일(Kitsh Style)이라 일컫고 싶습니다. '키치(Kitsh)'는 대중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과 디자인을 통해 여러 미적 요소들을 과장되거나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입니다. 키치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경계를 허물고, 때로는 과장되고 엉뚱한 요소들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합니다. 영화 속 '민희'의 성격이 얼마나 활발하고 엉뚱하며 재미있고 꿈도 많을지 공간을 통해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기에 그녀의 죽음이 더욱 슬펐고요. 

 

최근 특히 패션분야에서 많이 언급되는 스타일인 '키치', 그 스타일이 공간에 연출된다면 어떤 형식일지 영화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의 장면을 바탕으로 '키치스타일 공간'에 대해 정의하고 설명해 보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키치스타일(Kitsh Style)' 의 특징과 표현

 

/ 과장된 장식과 색상

밝고 화려한 색상의 사용, 과장된 장식적 요소들이 키치스타일의 특징입니다. 이는 감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고,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합니다. 

 

/ 대중문화의 요소

대중문화의 상징, 이미지, 아이콘 등을 활용하여 친숙함과 동시에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합니다.

 

/ 의도적인 풍자와 유머

키치는 때때로 고급문화에 대한 풍자적인 반응으로 사용되며, 유머와 자조적인 태도를 통해 고급문화의 엄숙함에 도전합니다. 

 

/ 개성과 자유로운 표현

키치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미학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키치스타일'의 특성을 정의하면 위와같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네온사인과 조명, 장식적인 요소들은 공간에 재미와 비일상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영화 속 방이 주인공 민희의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성격, 그렇기에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 꿈이 많은 톡톡 튀는 젊은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팝아트(Pop-Art), 레트로(Retro),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영화 속 민희의 공간은 강렬한 색상과 불빛으로 인해 팝아트(Pop-Art)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인 스타일을 연상시킵니다. 벽지와 소품 등은 레트로(Retro) 하면서도 80년대와 90년대의 미래주의적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입니다. 과거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현대적인 감각이 혼합된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사용자의 독특한 취향과 개성을 반영하는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풀(playful)한 느낌의 레트로 스타일(Retro Style)

민희의 욕실입니다. 욕실 세면대와 변기, 벽면의 컬러 / 그리고 타일의 패턴이 조화로우면서도 굉장히 독특하죠. 바닥타일의 옐로우 톤과 변기 및 세면대의 터키석 컬러는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욕실에 생동감과 에너지를 부여합니다. 타일에 사용된 별(x모양)의 패턴은 플레이풀(playful)한 느낌을 주고요. 이 같은 컬러와 패턴의 조합은 레트로스타일을 연상시키며 과거의 디자인 트렌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상을 줍니다. 

 

 

 

 

 

 

네온사인_ 공간의 깊이와 차원 추가

발레리나 민희의 일터입니다. 파란 조명이 인상적이죠. 파란색 조명은 꿈꾸는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편안함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며, 공간을 몽환적인 느낌으로 채웁니다. 또한 파란색 조명은 주변환경과의 대비를 통해 공간에 깊이와 차원을 추가합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파란색 조명은 주변보다 눈에 띄는 포커스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효과도 있습니다. 현대적이면서도 트랜디한 감각이 느껴지며, 조명을 통해 공간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레트로 모던 스타일(Retro-Modern Style)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레트로 스타일의 좌석과 빈티지한 레드톤의 램프쉐이드, 네온사인 등이 어우러진 극중 민희의 일터입니다. 예전에 '네온사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나누어 본 적이 있어요. 글 내용 중 <레트로, 미드센츄리모던, 록앤롤, 디스코.... 그리고 네온사인>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미국의 역사와 문화적인 변화를 표현하는 빈티지 제품과 공간, 그리고 네온사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함께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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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레리나>, 제목은 아름다울 것 같지만... 잔인한 액션씬이 등장하는 복수극이죠. 하지만 저의 이야기는 꿈과 희망, 엉뚱함과 재미, 활발한 에너지로 가득한 발레리나 '민희'의 방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주거공간에 극 중 공간처럼 적극적으로 네온사인을 도입하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누군가 통통 튀는 개성 있는 성격의 소유자라면 다양한 원색적인 컬러와 소품 등을 통해 '키치스타일'의 공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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