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난 공간

영화 <조 블랙의 사랑> 으로 보는 '클래식한 공간의 꽃과 식물 장식'

magicalelf 2024. 1. 30. 02:00
반응형

 
조 블랙의 사랑
 

 
 
참 오래된 영화죠. 영화 <조블랙의 사랑>을 보았는데요. 화면에 휴대폰이 등장하지 않는 1998년 영화인데도 배경이나 등장인물의 의상 등이 촌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영화였어요.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집과 정원, 배경을 보며 클래식한 공간의 플라워 어레인지먼트(flower arrangement) / 그린 인테리어(실내조경) / 외부 정원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아빠 윌리엄의 생일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돼요. 첫째 딸이 호화스럽고 성대하게 꾸미려고 하죠.  '1920년대 티 댄스장'의 느낌으로 꾸미고 싶다고 얘기하며 "음식이 파티의 산문이라면, 조명은 시거든요.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계속 연주해라" 하는 대사가 나와요. 그렇죠. 파티에는 음식과 조명, 음악의 구성이 중요해요. 그리고 또 하나 빠진 것이 있네요. 바로 '꽃장식'입니다.
 
 
 
 

 

 

파티와 같은 특별한 날, 그리고 층고가 높은, 유럽스타일의 클래식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공간에 꽃장식을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디자인 형태는 방사형의 웨스턴 스타일입니다. 

 

웨스턴스타일(Western Style) 화훼장식

웨스턴 화훼장식은 유럽전통꽃꽂이 스타일이 영국의 영향을 받아 미국에서 발전된 스타일로 20세기 중반까지 유행하던 고전스타일을 이야기합니다. 웨스턴스타일 꽃꽂이는 수직형(Vertical), 수평형(Horizontal), L자형(L-Shape), 삼각형(Triangle), 초승달형(Crescent), 역 T형(Inverted T), S자형(S-Shape), 반구형(Dome), 구형(Ball), 부채형(Fan) 등의 기본화형을 바탕으로 플로리스트의 역량에 따라 응용, 변형되어 장식되죠.
 
요즘의 공간에 웨스턴스타일의 꽃꽂이를 어디서 보았더라? 생각해 본다면 웨딩홀이나 교회 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 유행했던 디자인인 만큼 클래식함을 유지하고 있는 공간에 주로 장식되는 스타일입니다.
 

방사형 디자인 꽃꽂이

방사형 디자인은 디자인글라디올러스, 스토크, 금어초, 델피늄, 루피너스, 디기탈리스 등 길쭉한 형태의 꽃들로 형태를 잡고 장미, 작약, 수국, 백합 등과 같이 얼굴이 큰 꽃들로 표정을 주어 완성됩니다. 플로리스트의 의도에 따라 아네모네, 라넌큘러스 스위트피, 리시안셔스 등 중간크기에 하늘하늘하고 여린 느낌의 소재를 채우거나 더하기도 하고요. 그린소재는 유칼립투스, 아이비, 루스커스 등이 떠오릅니다. 영화에도 첫 번째 기둥 위 꽃장식을 보면 크림색 스토크와 함께 유칼립투스, 아이비를 꽂아 장식했네요. 높은 곳에 놓이거나 화기의 형태가 길쭉하고 높다면 아이비와 같은 넝쿨성 식물을 하부에 꽂아 내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꽃과 화기의 연결성을 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클래식한 공간에는 일반 아이비보다 무늬아이비를 배치하는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식물의 선택에 있어 공간마다의 디테일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꽃장식에 사용될 소재라면 소재들 간 조화가 중요한 것 또한 기억해야 해요.
 
 
 
 
 

 
 
다음으로는 테이블의 센터피스와 테이블웨어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화면의 공간은 그리스 로마스타일의 기둥과 화기, 오브제, 15~16세기 로코코의 사치스러움과 르네상스의 기억을 담은 가구와 조명, 몰딩, 커튼 등으로 구성하여 노블스타일(Noble Style), 즉 귀족적인 느낌을 표현하려고 한 것처럼 보입니다. 과거 많은 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의 역사로 권력을 표현하듯 곳곳에 동양적인 소품들도 눈에 띄고요.
 

노블스타일(Noble Style) 공간의 테이블웨어 (Tableware)와 센터피스(Centerpiece)


테이블 웨어는 노블스타일에 어울리도록 은쟁반, 은주전자, 은촛대 등 은도금된 것들이 보입니다. 크리스털 와인잔도요. 귀족적인 느낌에 어울리는 식기들입니다. 테이블 센터피스(Table Center Piece)는 주로 돔형태나 수평형 형태의 응용으로 이루어집니다. 클래식하고 전통적인 느낌이 강한 공간일수록 웨스턴 화훼장식의 기본에 충실한 느낌입니다. 화면에 등장하는 테이블은 8인이 앉는 큰 테이블이기에 수평형 형태가 좋겠지요. 꽃장식 옆으로는 촛대가 놓여 있습니다.
 
노블스타일의 공간은 커튼과 가구, 조명 등에 있어 조금은 진하고 어둡게 표현됩니다. 그러한 공간에 꽃장식을 한다면 연녹색과 진한 자주색의 조합을 첨가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무게감 있고 고급스럽게 표현되거든요. 화면의 꽃장식과 케이크장식, 과일배치에도  그러한 컬러조합이 사용된 걸 볼 수 있습니다. 
 
 
 

 

 

노블스타일(Noble Style) 공간의 콘솔(Console)과 꽃장식

 

클래식한, 귀족적인 공간 장식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포인트 장식이 있습니다. 비어있음을 용납하지 않는 듯 긴 복도나 복도가 끝나는 벽면에는 액자나 거울, 펜던트 조명이 걸리고, 그 밑에는 콘솔이 있으며, 콘솔 위에는 스탠드 조명이나 양초와 함께 꽃장식이 놓여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화면을 풍부하게 해주는 디자인 요소입니다. 콘솔 위에는 주로 돔이나 구형태의 꽃장식이 놓여있습니다. 동그란 형태의 꽃꽂이에 주로 쓰이는 주 재료로는 작약, 장미, 백합, 튤립, 아네모네, 리시안셔스 등이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콘솔에 자리 잡은 병꽂이된 꽃장식의 보라, 노랑, 크림, 핑크색 컬러조화가 사랑스럽습니다. 
 
 
 
 

 

 

노블스타일(Noble Style) 공간의 실내식물 디자인

 

대리석 기둥과 벽체, 마름모 패턴의 타일장식, 화려한 문양의 몰딩, 바로크와 로코코, 르네상스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가구와 소품들... 화면 속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입니다. 이러한 공간에 실내조경, 그린인테리어.... 를 한다면 어울리는 실내식물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우선 떠오르는 식물 중 중대형 수종으로는 아레카야자, 켄차야자와 같은 야자류, 벤자민고무나무, 드라세나 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벤자민 고무나무와 드라세나는 무늬가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동양적인 소품이 포인트로 놓인다면 관음죽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크기가 작은 식물로는 몬스테라, 칼라데아, 디펜바키아, 마리안느, 아글라오네마, 아이비 등이 조화롭습니다. 마블 등 석재로 만들어진 화려한 문양의 유럽식 기둥과 화기에 식물을 심는다면 한 종류보다는 아이비와 같이 늘어지는 형태의 식물을 합식 하여 심는 것이 더욱 멋지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클래식한 정원 - 포멀가든(Formal Garden)

전형적인 포멀가든(formal garden)의 모습니다. 정원의 구조물이나 시설물로는 계단과 유럽식 기둥, 난간, 그 위의 화기, 돌로 만들어진 유럽식 벤치가 있고, 원추형의 식재가 눈에 띕니다. 화기 위에는 제라늄과 아이비가 혼합식재되어 있습니다. 클래식 정원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한때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클래식디자인의 건축과 인테리어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모던과 미니멀 등 단순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무엇이든 쉽게 대량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계로 찍어낸 제품들은 수작업의 정교함과 섬세함을 담아내지 못해 화려한 문양이 담겨 있더라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빈티지는 너무 고가이고요. 그리하여 클래식한 건축재료와 가구, 소품 등이 더 이상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