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블로그는 프랑스에 꽂혀있죠. 오늘도 남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한 편을 들고 왔습니다. 영화 <매직인 더문라이트>는 192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멜로 영화입니다.
- 평점
- 6.8 (2014.08.20 개봉)
- 감독
- 우디 앨런
- 출연
- 엠마 스톤, 콜린 퍼스, 에일린 앗킨스, 마샤 게이 하든, 해미쉬 링클레이터, 사이먼 맥버니, 재키 위버, 에리카 리어슨, 제레미 샤모스
유럽 최고의 마술사 '스탠리'는 중국인 스타마술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영국인입니다. 종교, 신과 같이 과학에 기반한 눈에 보이는 사실이 아닌 것은 믿지 않는 그에게 동료 마술사는 어느 용한 심령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남프랑스의 카트리지 가문을 쥐락펴락하는 심령술사의 정체를 밝혀주었으면 하는 요청을 듣고 그는 동료와 함께 프랑스 남부로 향합니다. 그는 '소피'라는 이름의 심령술사를 냉소적으로 대하며 그녀의 말과 행동을 관찰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가족의 비밀이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한 후 그는 그녀의 심령술을 믿게 됩니다. 설상가상 약혼녀가 있음에도 그는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날 이모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이모를 살려달라며 평소에 하지 않던 신에게의 기도를 올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무언가에 단단히 홀렸음을 느끼며 그녀를 찾아갔고, 순간이동 마술을 통해 소피와 동료의 대화를 들으며, 그들이 자신을 속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화가 나지만, 결국 그녀와 친구를 용서하게 됩니다.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이성보다는 하늘의 인연과 마음의 이끌림을 택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결국, 그녀에게 프러포즈하고 해피앤딩을 맺는 가벼운 스토리의 영화입니다.
Mediterranean Style 지중해스타일 건축과 정원
지중해스타일 건축물의 대표적 특징 - 돌과 회벽, 붉은 기와
영화의 배경은 남프랑스입니다. 지중해지역은 자연석이 풍부한 지역이기에 돌과 회벽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많습니다. 여름이 뜨겁고 건조하며, 비교적 온화한 겨울날씨의 기후를 가진 지중해지역에 돌과 회벽은 건물내부의 온도를 적당히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두꺼운 돌벽은 낮 동안 천천히 열을 흡수하며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밤에는 낮동안 흡수한 열을 방출하여 실내온도를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흰색이나 옅은 색의 벽 또한 빛을 반사하여 실내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돌과 회벽, 붉은색 기와... 지중해스타일 건축물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영화 속 '카트리지 가문'의 집은 계단 위 높은 곳에 위치하여 계단을 내려오면서 정원의 다양한 전망을 즐길 수 있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이는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건축적 디자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건물 전면으로 원추형의 향나무와 여리고 탁한 녹색 잎의 올리브나무, 벽면을 타고 올라가는 자줏빛의 부겐베리아, 테라코타 화분 위에 잘 다듬어진 회양목... 이 조화를 이루면서 고전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우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중해스타일 정원 (Mediterranean Style Garden)
지중해스타일 정원은 따뜻한 기후와 해안가 지역의 자연환경을 반영합니다. 돌과 회벽으로 만들어진 건물 주변 돌로 만든 담장과 계단, 화단, 건축물 주변으로 놓인 대리석 또는 테라코타 화분, 꽃이 피는 덩굴성식물들... 지중해지역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야외 부엌 또는 거실로 불리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식사를 중요시하는 프랑스지역, 게다가 반짝이는 태양과 온화한 날씨를 가진 지중해지역이라면 가족, 친구들과 야외에서 즐겁고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필수입니다. 초나 조명, 토마토나 살라미, 빵이 담긴 바구니나 접시를 펼칠 수 있을 만큼의 큰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통해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야외주방 / 거실 (Outdoor Kichen / Living)
'카트리지 가문'의 정원입니다. 집의 측면으로 기둥과 지붕으로 구성된 야외거실(Outdoor Living)이 있습니다. 주변으로는 거대한 측백나무과 잘 다듬어진 관목들, 벽을 타고 올라가는 덩굴성 식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환하게 한쪽 면을 차지하는 협죽도(유도화)가 공간을 더욱 따뜻하고 평화롭게 만들어줍니다.
아래 주인공 '스탠리'의 이모 집에도 야외거실(Outdoor Living)이 있습니다. 건축물 일부 오픈된 공간으로 대리석 바닥과 회벽&돌로 마감된 건축물, 돌난간의 건축요소가 보입니다. 돌난간 옆으로는 거대한 향나무가 식재되어 있고, 하부에는 수국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건물 앞에 놓인 테라코타화분에는 등나무로 보이는 덩굴식물이 돌벽을 따라 예쁘게 자라는 것이 보입니다.
주출입구 옆으로도 야외거실이 있습니다. 꽤 부유한 집안의 설정이기에 그들의 정원과 공간은 꽤 여유롭습니다. 기둥과 벽을 따라 덩굴식물인 아이비가 올라가고 있고 난간 옆으로는 작은 초화류가 심긴 크고 작은 테라코타 화분이 여러 개 놓여 있습니다.
다양한 정원스타일의 표현
유럽의 전통적인 정원 (Formal Garden)
돌로 만들어진 계단과 화단, 난간과 기둥 옆으로 거대한 향나무와 수국, 테라코타 화분에는 회양목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정원의 식재들은 모두 원추형, 둥근형... 으로 형태를 갖춰 다듬어져 있습니다. 이는 계단을 중심으로 양 쪽이 대칭을 이루는 경관을 형성하며, 이러한 정원의 대칭성과 구조적인 설계는 유럽 포멀가든(Fomal Garden)의 대표적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선적인 경로와 계단, 정돈된 식물배치 또한 전통성을 보여줍니다.
유럽의 정형화된 정원, 즉 포멀가든(Formal Garden)'의 역사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기원과 발전과정은 유럽역사의 다양한 시대와 문화적 영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초기의 포멀가든은 수도원에서 시작되어 있는데, 수도사들이 약용식물, 채소, 허브를 재배하는 데 있어 정형화된 구조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실용적인 경관을 만들었습니다. 17세기에 들어 프랑스는 정형화된 정원디자인의 중심지가 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루이 14세의 명을 받은 건축가 앙드레 르 노트르 André Le Nôtre (1613~1700)에 의해 설계된 베르사유 궁전이 있습니다.
그렇게 베르사이유 궁전을 중심으로 구축된 프랑스의 포멀가든 스타일은(Formal garden Style) 사치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정원디자인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거대한 규모와 엄격한 대칭성으로 왕권의 절대성과 질서를 상징합니다. 또한 정교한 조형물을 배치하여 고도의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나무를 정교하게 다듬어 정원의 형태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자연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변형시킨 정원 디자인은 당시 절대 왕정의 힘과 통제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원에서 재배하는 희귀 식물, 금, 대리석과 같은 고가재료의 사용 또한 부와 권력을 상징합니다. 그렇게 정원은 단순히 보는 공간이 아닌 외교적 행사, 사교적 모임, 왕실의 여가 활동 등을 위한 공간이 되었고, 이러한 정원은 유럽 전역에 걸쳐 포멀가든의 표준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 여러 궁전과 대저택에서 모방되고 변형되어 적용되었고요.
그렇게 영화 속 배경은 남프랑스 부유한 집안의 대저택으로 지중해정원(Mediterranean garden) 스타일의 특성 외에 포멀가든(formal Garden)의 형태도 함께 보입니다.
로맨틱 정원 (Romantic Garden)
영화 속 정원의 모습에는 로맨틱한 요소도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장미덩굴 아치를 비롯해 정원의 수국, 작약... 과 같은 꽃의 얼굴이 큰 식재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연스러운 식물의 성장을 보여주는 배식과 수목관리, 꽃의 풍부한 색채, 오래된 벽돌과 자갈 등의 재료, 자연스럽고 구불구불한 길, 수공간 등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의 정원 디자인은 보다 낭만적인 정원의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자연과의 연결 - 실내외 공간의 연속성
영화 속 '카트리지 가문'의 거실은 실내와 실외 공간이 유리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실내와 실외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해 주어 실내에서도 빛과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지요. 실외공간으로의 시각적 연속성은 공간에 개방감을 더해주며 실내외가 하나로 이어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연과 연결된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날씨가 좋은 날은 유리문을 열어 실내외 공간을 통합된 생활공간으로 만들며, 연장된 공간은 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합니다.
야외를 비추는 유리문 맞은편 거실에는 벽면 전체에 풍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벽화는 공간에 시각적인 깊이와 차원을 더합니다. 풍경이나 자연을 묘사한 벽화는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공간을 더 넓고 개방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또한 풍경화는 평화롭고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휴식과 사색을 위한 이상적인 공간을 조성합니다. 예술작품으로서 공간의 가치를 더하기도 하며, 건축주의 취향을 반영한 개인화되고 독창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영화 속 고전적이고 우아한 분위기의 벽화는 공간에 극적인 포커스 포인트를 제공하며, 클래식한 가구, 소품들과 어우러져 예술적 영감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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